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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 소개

배리어프리 : 장벽을 넘어

 

영화가 담는 내용 못지않게 관람환경 역시 사회복지 주제에

충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유감스럽게도 국내 극장환경은

장애인의 영화를 향유할 권리와 그렇게 가깝지 못합니다.

그나마 사회인식의 변화와 인권감수성 향상 덕에 요즘은 아예

극장 관람 자체를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어느 정도 구조적

보완책으로 영화 감상이 가능한 지체장애인 분들과는 달리,

시청각장애인 분들의 경우는 여전히 애로가 많지요.

 

대구사회복지영화제도 중반에 상영관을 여러 차례 옮기면서

형편이 어렵다는 핑계로 사회복지를 주제로 하는 영화제인데도

장애인 분들이 관람할 수 없는 극장을 겨우 구하는 바람에

비판도 많이 들어야 했습니다. 속상하긴 해도 그냥 혼나고

사과를 드리는 게 맞는 일이었지요. 그나마 요즘에는 어찌저찌

상영관에 지체장애인 분들 휠체어 진입문제는 해결하면서

영화제를 진행하게 되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답니다.

 

각설하고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20123회 영화제 때

<마당을 나온 암탉>을 시작으로 8년째 시청각장애인 분들의

영화접근성을 높이는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을 이어갑니다.

 

3회 대구사회복지영화제(2012) 배리어프리 상영작 <마당을 나온 암탉>

꾸준하게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은 물론 서울배리어프리 영화제나

여러 상영회를 기획해 관련 영화 저변을 넓히는데 앞장서고 있는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작품들을 매년 협의해 상영작으로 선정하며

영화의 내용과 배리어프리 편집이 잘 어우러지는 작품을 고심해서

골라냅니다. 그리고 비교적 편하게 보실 수 있는 라인업 일환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구사회복지영화제 가족관객들에게도

추천하는 라인업이랍니다.

 

배리어프리 애니메이션 <페루자>

201910회 영화제 배리어프리 섹션 라인업은 총 3편으로

장애와 빈곤 문제를 다루는 2편의 단편애니 옴니버스 상영과,

고전명작 오즈의 마법사를 선보입니다.

 

배리어프리 애니메이션 <산책가>

 

(추가적으로 <해외다큐> 섹션 상영작 7편중 5편도 서울인권영화제

협조로 배리어프리 수화해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배리어프리 편집된 상영작이 8편이 되는 셈이지요)

 

애니메이션과 고전영화로 만나는 10회 영화제 배리어프리 부문

상영작들은 사회복지영화제의 문턱을 낮춤은 물론, 익숙치않은

다큐멘터리나 실험작들을 두려워하지 않고도 영화제로 진입할

입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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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자 Feruza

2017다큐/애니24‘HD전체관람가

감독 김예영, 김영근 | 화면해설 오하늬

 

신혼여행으로 세계 일주를 택한 부부는 그 여정의 중간에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 이릅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숙소로 선택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부부는 주인집 소녀 페루자를 만납니다.

이 소녀 좀 독특합니다. 유튜브 등에서 찾아보던 케이팝이나

한국드라마 방송을 통해 한국어를 독학으로 익힌 소녀는 타향에서

부부에게 말벗이 되고 친구가 됩니다.

 

하지만 페루자에게는 에티오피아 또래 소녀들처럼 주어진 것처럼,

결코 벗어날 수 없어 보이는 운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 정해진 것처럼 보이는 운명 외에도 다양한 길이 있음을 알고 있는

소녀는 힘든 나날을 숨긴 채 지내온 것이지요. 부부는 그런 그녀를

도울 방법을 찾으려 애씁니다. 심지어 오랜 준비와 부담 끝에 감행한

세계 일주를 포기할 생각까지 하면서요. 그런 각오를 펼치는 순간,

<페루자>는 흔하디흔한 미담(1세계의 작은 도움으로 3세계가 큰

은혜를 입는다는 레퍼토리)을 벗어나 보는 이에게 흥미를 더하게 됩니다.

 

훈훈한 내용이지만 작품의 이야기 전개는 전형적인 현재 3세계의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빈곤의 되물림과 여전히 가혹하게

유지되는 구습과 인습들의 굴레, 능력을 펼치기 위한 정보와 교육

기회 제공의 부재 등의 현실이 펼쳐지고 결국 개인의 노력이 환경의

도움을 받아내야만 극복이 가능하다는 전형적이지만 당연한 결말로

이어집니다. 한국어를 독학한 에티오피아 소녀라는 소재는 한국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어쩔 수 없는 실마리로 기능하구요.

 

하지만 다큐와 애니를 오가는 속에서 페루자의 자립을 위한 여정은

영화 속에서나 영화 바깥에서나 마음을 함께하는 이들을 만나는 그런

행운을 통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관객은 소녀의 앞날을 훈훈하게

염려하며 극장문을 나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선의와 노력이 함께하면

세상은 바늘귀만큼의 통로는 열려 있구나 하는 낙관을 간직하겠지요.

물론 실제 작품을 만든 감독들의 이야기랍니다.

 

 

추가로 <페루자>에서는 국내에도 애호가가 많은, 에티오피아 커피를

제대로 즐기는 법에 대한 간략 다이제스트 해설이 펼쳐집니다.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흐뭇하게 볼 수 있는 챕터라 하겠네요.

 

 

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2017) 초청(패밀리/자연과사람), 경쟁(국제경쟁)

13회 인디애니페스트(2017) 초청(국내 파노라마위로공감)

12회 파리한국영화제(2017) 경쟁(숏컷)

7/8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2017, 2018) 초청(단편 애니메이션)

43회 서울독립영화제(2017) 초청(특별초청_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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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가 Shall we take a walk?

2009드라마/애니9’HD전체관람가

감독 김영근/김예영주연 황영광/이지영화면해설 오하늬

 

시각장애인 소년 영광은 병상에 있는 누나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몇 분간 환상적인 순간이 남매 앞에 펼쳐지지요.

작업하느라 정말 애 많이 썼겠다! 그런 경탄이 저절로 듭니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오가는 연출에 힘입어 특별한 여정으로

관객의 시선을 이끕니다. 아름답고 뭉클한 순간입니다.

 

2009년에 선보여 호평받았던 단편 애니메이션을 원래 감독분들이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손봐주셨고, 근래 개성적인 연기와 페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오하늬 배우가 <페루자>와 마찬가지로 화면해설을

맡아주셨습니다.

 

 

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2009) 경쟁(국내경쟁-비정성시)

13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2009) 수상(학생단편 심사위원특별상)

11회 정동진독립영화제(2009) 초청(상영작)

3회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2009) 수상(맥스무비상)

5회 인디애니페스트(2009) 수상(축제의 별(관객상), 새벽비행상)

14회 부산국제영화제(2009) 초청(와이드 앵글)

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2009) 경쟁(국제경쟁 1)

35회 서울독립영화제(2009) 초청(단편애니메이션초청)

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2010) 초청(야외상영)

5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2010) 초청(국내단편)

8회 서울환경영화제(2011) 초청(지구의 아이들)

5/6/8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2015, 2016, 2018) 초청(단편 애니메이션)

4회 가톨릭영화제(2017) 초청(CaFF 애니메이션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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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

1939가족/판타지/뮤지컬 | 미국 | 104‘ | DCP전체관람가

감독 빅터 플레밍 | 주연 주디 갈란드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정윤철 | 화면해설 황보라

 

<오즈의 마법사>는 너무나 익숙한 할리우드 고전영화입니다.

영화보다도 더 유명한 프랭크 바움의 판타지 소설 오즈의 마법사

의 가장 잘 알려진 영화화 판이기도 하고, 8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세계영화사, 특히 미국 쪽에서는 정상의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죠.

칼라 영화최초는 아니지만 초반 흑백에서 칼라로 변하는 인상적인

장면 때문에 영화의 칼라화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런 작품인지라

배리어프리 버전 소개가 무척 의미가 깊지요.

 

그리고 할리우드 고전영화는 부모님 세대에는 익숙할지언정

그 아래 연배 세대는 정작 영화관에서 스크린으로 볼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목은 잘 알고 있어도 영화로 그 참

맛을 본이는 의외로 적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알지만 정작 그 실체는 잘

볼 기회가 없었던 고전명작을 새롭게 발견할 지도, 과거의 그

영화가 이런 영화였구나 하고 추억에 잠길수도 있는 이번 영화제

체험을 통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문화복지를 누릴 수 있는

길의 마지막 장벽을 넘어서는, 문자 그대로 배리어 프리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참참참~ 너무 잘 알려진 영화라 해설을 너무 안했네요.

배리어프리 버전 편집은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화면해설은 황보라 배우의 솜씨랍니다.

 

8회 서울배리어프리영화제(2018) 초청(폐막작)

&

1998년 미국 영화 연구소(AFI) 선정 100대 영화 중 6

2007년 미국 영화 연구소(AFI) 선정 100대 영화 중 10위 재선정

2008년 미국 영화 연구소(AFI) 선정 10대 판타지 영화 중 1

12회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 주제가상 수상작 /

작품상, 촬영상, 미술상, 시각효과상 후보작

로튼 토마토 선정 역대 최고의 영화 중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