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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 소개

[단편극 1] “복지의 표정들” : 뜨거운 지옥으로 오세요

독립단편극영화 : “복지의 표정들

[단편극 1] 뜨거운 지옥으로 오세요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20156회를 마지막으로 국내 극영화 상영을

오랫동안 중단해 왔었습니다.(배리어프리 단편 제외)

 

아무래도 주제 중심 영화제이다 보니 한국 사회복지문제의 쟁점을

보다 직접적으로 다루는 다큐멘터리에 손이 많이 가게 마련이었고,

워낙에 소규모 영화제이다 보니 상영편수 자체가 많지 않다보니

몰아주기로 다큐멘터리 강세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10회 영화제에서는 실로 오랜만에 단편극영화 섹션을 부활시켰습니다.

다큐멘터리와는 분명히 상이한 방식으로 당대 한국사회 현실에 대한

독자적인 해석과 표현이 돋보이는 독립 극영화들을 그동안 소개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이었고, 작년 9회 영화제 당시에도 영화제가 워낙

상영작 규모가 적다 보니 최후까지 경합하다 끝내 마지막에 제외한

아쉬운 극영화 작품들이 여럿 있었답니다.

 

그래서!

 

10회 영화제에서는 3개의 단편극영화 섹션을 포함하는 라인업으로

무려 4년 만에 극영화 상영이 재개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편극 1]은 극영화 섹션을 부활시켜야겠다고 생각한

가장 우선순위 작품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본 섹션 상영작들은

여전히 우리 내부에 어두운 둥지를 튼 극단적이고 불합리한 부분들,

그리고 새롭게 대두되는 사회적 폭력과 모순들을 날것 그 자체로

끄집어내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들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올해 영화제 상영작 라인업 중 유일하게 19금 섹션이

되어버렸습니다. 다큐멘터리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과는

다르게, 현실의 극단적 부분을 극화해서 보여줍니다.

 

 

이 섹션에서는 과거의 불합리하고 참혹한 모순이 아직도 잔존한

대표적인 영역을 파헤치고, 사회적 민주화 과정에서 구습이 타파된

자리에 자율이 정착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논란을

조명합니다.

 

 

동물과 인간의 권리는 어떻게 연결되고 경계는 어디까지인지,

들은 서로 힘을 합치기보다 상호 적대하는지,

닫힌 사회에서 소수자는 충분히 보호받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극단의 잔혹도에 눈과 귀를 닫고 외면하고 싶어도,

그 영화 속 풍경은 분명히 지금도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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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렁이들 Mongrels>

가성문 | Korea | Drama | 2016 | 29min |

DCP | color | 18세이상관람가

 

모 동물보호단체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지나고 <누렁이들>

마침내 대구에 도착했습니다. 이 작품의 지각 소개는 보다 풍성한

논의를 위한 촉매로서 어쩌면 더 적절한 타이밍을 고르던 게 혹

아닌가 상상해봅니다.(그렇습니다. 이 작품은 원래 작년에도 꼭

소개하고 싶었던 라인업 후보작이었답니다)

 

 

동물복지와 인간복지는 과연 서로 대립하는 것일까요?

이 작품은 그 질문을 던짐은 물론, 섣부른 해피엔딩을 함부로

말하지 않습니다. 불편할 수 있고 편이 나뉠 게 분명합니다.

겨울을 나기 위한 고슴도치들의 거리 좁히기 같은 숙제가

영화를 본 관객 개개인에게 주어집니다.

 

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2017) 경쟁(국내경쟁-비정성시)

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2017) 초청(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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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데이 애프터눈 Cat Day Afternoon>

권성모 | Korea | Drama | 2018 | 25min |

DCP | color | 18세이상관람가

 

남자와 여자, 고양이, 셋이 펼치는 비좁은 원룸에서의 군상극은

우리 일상에서 재수 없으면 일어날 법한 기이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참 살기 힘든 세상입니다. 개개의 삶이 힘들다 보니 우리는 서로를

배려하기보단 공포와 혐오의 대상으로 적대하기 일쑤입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일어나는 세태를

폐소 공포증이 일어날 지경으로 긴장감 있게 표현합니다.

 

 

누구 하나 상대를 해칠 생각은 없으되, 서로를 이해하려거나

배려할 여유는 없어보입니다. 작품 속 짜증이 저절로 일어날

푹푹 찌는 여름 무더위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씁쓸한 뒷맛을 곱씹게 합니다.

 

 

우리는 왜 비정규직들이 서로를 돕기보다 적대하는지 제3자가

될 때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당사자가 되었을 순간에는

이해할 틈이 없어집니다. 이 작품은 그런 사회적 비극을 적절히

압축해 웃기도 힘들고 울기엔 애매한 기괴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23회 부산국제영화제(2018) 수상(선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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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The Offender> (2017)

김현일 | Korea | Drama | 201720min

DCP | color | 18세이상관람가

 

한국의 사회복지는 작은 사회입구에서 자주 멈춥니다.

 

전쟁과 분단으로 인해 우리 사회 성역이 된 군대는 가장 대표적인

작은 사회이자 닫힌 사회입니다. 안보라는 만능 키만 있으면 어떤

문이건 무사통과할 수 있고, 폐쇄된 군 내부의 부정과 비리는 잘

알려지지도 않을뿐더러, 드러나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곤 합니다.

 

국방의 의무 아래 군복 입은 시민들은 복무기간 동안 온갖 악습과

폐단에 내몰렸고 군내 사고로 매년 수백명이 스스로 혹은 사고로

목숨을 잃는 전쟁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 이어져 왔습니다.

군 의문사라는 으스스한 용어는 실제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성소수자와 혼혈아는 가공할 차별과 폭력 앞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그들을 보호할 장치는 없습니다. 그야말로 절벽입니다.

 

극단적인 사례 맞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그리고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창이 없는 어둔 방에서, 혹은 으슥한 병영 구석에서

벌어지고 있지 않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조직논리나 안보핑계로 더 이상 이어지면

안 될 것들을 압축해 뽑아내어 보여주는 본 작품은 <단편극 1>

섹션의 만만찮은 세 작품 중에도 마무리를 맡은 만큼 극도로 강한

표현수위와 거북한 기운을 가득 지니고 있습니다. 아마 영화를 보신

관객 중 숨쉬기가 거북할 만큼 힘들고 꿈에 나올까 두렵다는 소감을

내뱉을 분도 계실 것입니다. 영화를 제대로 보신 겁니다.

 

 

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2017) 경쟁(코리안 판타스틱: 단편-경쟁)

11회 대단한 단편영화제(2017) 경쟁(단편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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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19:30 상영 후 <단편극 1> 섹션 상영작 3편 중

 

 

<누렁이들>의 가성문 감독

 

 

<캣데이 애프터눈>의 권성모 감독

 

 

<가해자>의 김현일 감독

 

세 분 모두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의문과 불편한 감정에 대해 확인하고 나눌 수 있는

격동의 GV로 관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