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0회 영화제 개요

대구사회복지영화제 개요 및 10회 영화제 특징 해설

 

1. 대구사회복지영화제 개괄

 

[전국 유일의 사회복지 대안영화제]

 

대구사회복지영화제(Social Welfare Film Festival Daegu, 이하 SWFFD)

는 빈곤, 주거, 의료, 노동, 교육, 가족문제 등 다양한 복지 이슈를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나누고자

20101회를 시작으로 올해 10회째를 맞이했습니다. 전국 최초로 지역시민사회와 사회복지현장기관,

노동조합 등 시민들이 나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화두인 복지에 대해 소통함으로써 복지권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2010년 1회 영화제 김동원 감독 기획전 관객과의 대화

 

사회복지영화제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고, 다른 영화제 - 장애, 여성, 노동, 인권, 환경 - 와 겹치는 부분도

일부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복지 대안을 모색하는 영화제로서 SWFFD는 현재 전국에서 유일합니다.

한국에서 수많은 영화제들이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와중에 올해 10회를 맞는 대구사회복지영화제의 의의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실제로 대구사회복지영화제가 사회복지를 주제로 했던 최초이거나 유일무이한 존재는 아닙니다.

대구사회복지영화제를 약 2년간 준비하던 중, 2009년 제1서울국제사회복지영화제가 개최되었으나

단발성으로 그쳤고, 2011-20122년간 서울복지필름페스티발이 존재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유사한 성격의 영화제들은 오래 가지 못했으며 종결된 이후에 발전적으로 계승되거나

크게 기억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규모는 오히려 작되,

영화제를 만들어가는 방식과 작품 선정기준, 지역 시민사회와의 밀착성 등에서 강점이 있었기에

1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자평해봅니다.

 

 

[대안적 방식으로 만들어가는 영화제]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사회복지 관련 좋은 영화들을 소개하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영화제를 만드는 방식부터 대안을 모색하는 영화제입니다.

(거의) 모든 영화제의 특성상, 재정 마련을 위해 정부나 기업의 후원에 의지하기 마련입니다.

대구사회복지영화제 역시 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SWFFD는 최대한

자립적인 재정 마련으로 영화제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운영을 보장받으려 합니다.

이런 대구사회복지영화제의 고민은 지난 정부시절, 영화제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사실상의 검열

우려 속에서 나름대로의 의의를 인정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영화제가 열리는 지역과 밀착된 커뮤니티 영화제를 표방하며 출발했습니다.

매년 조금씩 참여단위의 변동은 있으되, 대구사회복지영화제 조직위원회는 대구지역 노동/복지/시민사회를

망라하는 30여개 기관과 단체, 노동조합이 함께 공동재정분담의 원칙을 정하고 거의 대부분의 재정을

자체적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의 영화제는 전국적으로 현재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특성 덕분에,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넉넉하지 않은 예산 형편 속에서도 여러 분야별 단체가

함께 하는 특징을 활용해 인력과 소요물품 등을 최대한 자체 충당해 재정을 절약함은 물론이거니와,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작업을 수행하는 독립영화 감독들과 자주배급사들에 대해

형편이 되는 한 상박하후上薄下厚의 원칙으로 재정을 집행한다는 원칙을 수립해 지출하고 있습니다.

열정페이가 사회적으로 악용되는 풍조에 선을 긋고, 공익적인 행사일수록 더욱 콘텐츠 생산자들의 몫을

보장하려는 의도에서입니다. 물론 행사를 치르기 위한 최소비용이 물가인상처럼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렵고 놓치는 지점이 자주 발생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10회 영화제 이후 평가 작업을 통해 새로운 10년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깊이있는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기도 합니다.

 

 

[복지담론 확산에 기여하는 영화제]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민들에게도 피부로 와닿기 시작한 복지담론의 지역 내

확산과 토론에 기여하는 행사로 처음부터 기획되었습니다. 일상적으로 시정감시 및 각자의 영역에서

사회비판과 대안활동에 주력하던 시민/노동/사회/복지단위들이 처음부터 영화제를 하기 위해 모였던

것이 아니라, 2007년에 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를 만들어 일상 활동과 정기적인 정책협의를 시작했고,

2009년에는 시민교육의 공간으로 대안사회복지학교, 2010년에 복지 관련 문화 체험의 장으로

대구사회복지영화제를 구성하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영화제의 형성과정이 비롯되었습니다.

 

유사한 취지를 가진 다른 영화제들이 노인’, ‘장애’, ‘이주민등 보다 세분화되거나 구체적인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사회복지 담론이 특정분야 당사자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와 시민 일반의 삶과 전망을 논하는데 앞으로 결정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믿음 하에,

정치권이나 전문가의 수중이 아니라 시민 전체가 소통하고 토론하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복지 논의가

이뤄져야 함을 확신하며 기존의 복지 논의 외곽의 의제를 다루거나, 논쟁을 활성화할 수 있는 작품

위주로 상영작을 선정 및 기획하고 있습니다.

 

 

2. 10회 대구사회복지영화제 특징

 

[1] 전국의 영화제 달력에서 을 여는 두 번째 영화제

 

국내에는 수백을 헤아리는 영화제가 있으며, 각자의 위상과 분야에 따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3월의 인디다큐페스티발에 이어 매년 두 번째로 시작하는 영화제로서

국내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인식되는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많은 영화제가 있지만 부산국제영화제나

전주국제영화제 등을 제외하면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수도권 집중현상처럼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영화제들은 서울 인근에 집중된 게 현실이며, 지역의 중소규모 영화제들은 지역축제로 인식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10년간 특정주제와 지역 커뮤니티 구심을 잘 이어나가며 작지만 견고한

영화제로 자리매김 중입니다. 올해로 20년을 맞이하는 대구단편영화제가 매년 여름 국내 독립단편영화들의

경연장이자 미래의 영화작가들의 교류의 장으로 공인받는 것처럼 대구사회복지영화제 역시 주제 영화제로서

이제는 타 영화제들이 주시하고 참고하기 시작했습니다.

 

 

[2] 보다 많은 시민을 만나기 위해 상영관을 시네마M’으로 옮겼습니다!

 

규모와 예산이 작은 영화제이다 보니 비교적 상영관 변동이 잦은 편입니다.

1-5회까지는 스크린씨눈에서, 6-8회는 예술영화전용관 동성아트홀에서,

작년 9회는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에서 관객들을 맞이했습니다.

10회 영화제는 대구는 물론 전국에서도 가장 큰 체급의 단관 상영관인 대구mbc ‘시네마M’

상영관으로 확정했습니다. 지금까지 영화제를 진행했던 규모에 비해 몇 배가 더 커진 셈입니다.

 

 

물론 그에 따른 실무 부담이 만만치 않은 편입니다만, 작년 상영관인 오오극장이 알아서 찾아오는

관계자와 지인들에 최적화된 공간이라면 시네마M은 독립영화나 사회복지 주제 다큐멘터리를

접해보지 못한 시민들이 호기심에서 찾아오기에 적정한 공간입니다.

 

 

520석이라는 압도적인 공간에서 얼마나 다양한 시민들을 관객으로 맞이할지 기대와 행사를 잘

치러내기 위한 걱정이 교차하는 중입니다. 다만 아쉬움이라면 늘 추구하는 2개 이상 상영관 동시 운용이

10회까지도 온전히 달성되지 못해 제한된 일정 하에 보다 많은 상영작과 부대행사를 선보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3] 33개 지역 시민/노동/보건의료/사회복지/장애관련 단위가 꾸리는 영화제!

 

매년 새롭게 조직위원회를 구성해왔기 때문에 참여단위 증감은 있으되, 몇해 전부터는 큰 변동이 없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규모나 예산을 늘리기 위함이 아니라, 영화제를 통해 지역의 사회단체들이

활동하는 내용을 소개하고 교류의 장을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참여단위의 안정화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참여단위를 대표하는 공동조직위원장은 기존의 노동/시민사회/복지시설기관/보건의료 4단위에 더해

10회 영화제부터 장애부문이 추가되어 5인 체제가 되었습니다. 대구사회복지영화제의 공동조직위원장단은

대표자라기보다는 실무집행을 책임지고 조직위 단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아 수고해주실 예정입니다.

 

 

[4] 전체 상영작 개괄 및 개막작과 폐막작 특징

 

10회 영화제는 총 29(장편 16단편 13)을 조합해 20회차로 편성, 2차례씩 총 40회 편성으로 상영합니다.

9회 영화제 38편에 비해 줄어든 것 같지만 장편 비중이 늘어 실제 체급은 10회가 가장 큰 셈입니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애니메이션을 아우르는 올해의 상영작 중 개막작 개를 위한 민주주의

경제위기와 난민 유입에 휩싸인 유럽의 환자그리스 아테네 광장으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꾸준히 그리스를 비롯해 실업난과 경제위기를 맞은 타국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성장과 다문화 사회 동시진입에 불안해하는 한국사회에서 기존의 복지논의를 넘어서는 전망에 대한

고민을 던지려는 의도입니다.

 

 

폐막작 졸업은 공공성을 견지해야 할 학교와 복지시설이 사유화될 때 생기는 폐단을 원주 상지대학교의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지역사회에서도 시설 비리나 공적 운영 미흡 등의 사건사고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공공서비스의 사회화에 대한 화두를 고민해보자는 취지입니다.

 

 

[5] 한국독립다큐 : 역사적 맥락으로 보는 공간’ & ‘비혼 여성의 주거복지

 

장편 다큐멘터리 3편 중, <졸업>은 강원도 원주의 상지대학교,

아파트 생태계1970년대 초, 서울지하철 2호선 노선을 중심으로 진행된 아파트 단지들,

제주노트는 제주도라는 역사적 공간이 주인공이 되어 과거 현재 미래를 짚어내는

역사적/사회적 고민을 다양하게 펼쳐냅니다. 그저 지나치는 곳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역사와

기억을 담은 공간에 대한 주목은 사회복지 의제는 물론 인문사회 전반에서 근래 화두가 되는 경향입니다.

 

 

단편 다큐멘터리 3편은 요즘 활발하게 논의되는 주거권의 복지 의제로의 소개 일환으로 준비했습니다.

특히 기존의 가족구성형태가 아닌 1인 가정, 그중에서도 여전히 사회적 위협에 노출된 비혼 여성의

주거복지문제를 중점으로 다루는 측면은 주제 영화제로서의 기획 테마와도 부합되는 구성입니다.

 

 

 

[6] 장벽 뛰어넘기 : 배리어 프리 영화들

 

여전히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의 영화 관람환경은 취약합니다. 배리어 프리 영화가 꾸준히 만들어지지만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내려올수록 관련한 존재 자체가 생소한 실정이라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3회 영화제부터

꾸준히 관련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선 장애/빈곤/여성인권 배경을 다룬 2편의 애니메이션과

고전명작 오즈의 마법사를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선보입니다. 내용과 형식이 조화를 이루는 배리어 프리 영화는

가족과 함께 장애인의 문화복지 접근 권리를 인식하게 해줄 좋은 기회입니다.

 

 

 

[7] 다큐와는 다른 맛 : 단편극영화로 보는 복지의 표정들

 

주제 영화제이다 보니 좀 더 표현의 자유나 깊이 있는 내용을 담보하기 좋은 다큐멘터리 위주로 상영작

라인업을 구성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극영화 소개가 부족했습니다.

다큐보다 보기 편해서가 아니라 다큐와는 다른 표현방식이나 구조로 복지 주제를 풀어내는 극영화 소개가

미흡한 부분은 늘 아쉬움이었고 오랜만에 단편 독립영화 위주로 극영화 섹션을 부활시키기에 이르렀습니다.

 

3개 섹션으로 선보이는 단편 극영화들은

 

[단편극1 : 뜨거운 지옥으로 어서오세요]

: 여전히 우리 내부에 잔존하고 있는 극단적 폭력과 모순을 날것으로 끄집어내다.

표현 수위가 높아 10회 영화제 상영작 중 유일하게 청소년 관람불가로 설정.

 

 

[단편극2 : 서늘한 연옥에서의 어느 하루]

: 당사자가 아니라면 쉽게 선악을 가늠하기 어려운 사회 문제들에 대해 우리는 너무 쉽게

재단하거나 훈수하지 않는가.

 

 

[단편극3 : 예서의 표정들]

: 스카이캐슬에서 강예서역할로 주목받은 김혜윤 배우의 내공을 확인함과 동시에

빈곤과 경쟁에 내몰리는 세대를 김혜윤이라는 배우의 표정을 통해 체험하는 기회.

 

 

로 각자 역할을 맡아, 관객이 극장 문을 나서고도 생각하게 만들 것입니다.

 

 

[8] 해외다큐 : 복지의 소외된 공간

 

가장 전형적으로 대구사회복지영화제다운 라인업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교육과 토론에 적합한 작품들로 구성된 섹션 구성이기도 합니다.

지구적 차원에서 아직 명쾌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사회복지가 도전해야할 과제들을 모았습니다.

상영작마다 고유의 쟁점을 설정해 다양한 부문과 시각을 아울렀기도 합니다.

 

 

국가적 행사 명목으로 터전에서 쫓겨나는 원주민과 빈민들, 군대로 끌려가는 하층민과 이민자 자녀들,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다 탄압받는 노동자들, 불안한 기다림을 거듭하는 난민들, 경제위기로 거리로 내몰린

사람과 동물들의 풍경으로 세계 일주를 해볼 기회입니다.

 

 

, 즐거운 여행보다는 사고의 폭을 확장하고 고민하게 하는 여행길입니다.

 

 

[9] 거장의 기원 : 미래의 거장 소다 카즈히로를 소개합니다!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1990년대 TV 다큐들을 소개하는 [거장의 기원] 섹션을 신설해

지역은 물론 서울과 부산 등 각지에서 영화평론가와 감독 등 관계자들이 찾아오는 등 오히려

대구 바깥에서 꽤 호평을 받았습니다.

 

 

올 해는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소다 카즈히로를 소개하려 합니다.

다이렉트 시네마형식으로 일본사회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정치와 사회, 복지 관련 쟁점들을

예리하게 관찰하는 소다 감독의 다큐 작업은 근래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전작전과 기획전 상영이 잇다르고 있습니다. 감독이 참석하진 못하지만 최근 왕성하게 활약 중인

신진 다큐 연구자 이도훈 평론가가 감독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시네토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0] 영화의 감상을 극대화하는 관객과의 대화들

 

국내 제작 다큐멘터리와 단편 극영화 감독 전원(14)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대구로 집결 예정입니다. 감독 뿐 아니라 [단편극3 : 예서의 표정들]로 김혜윤 배우가 주말에

대구 관객을 만나러 오며, [단편극2]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하는 <터치>의 김현정 배우와

<미나>의 임호준 배우는 지역 출신으로 이번 상영을 통해 홈커밍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2017년 8회 영화제 개막작 "불빛 아래서"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현장

 

영화의 소감을 함께 나누고 궁금한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는 영화제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기도 합니다. 영화제 기간 내내 마련되는 관객과의 대화는 거창한 레드카펫이나

연예인 홍보대사 대신에 대구사회복지영화제가 공들여 준비한 필살기입니다.